18′ 권순범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은 공동체적인 경험에 대한 욕구를 가지고 있으며, 그 관계망 없이는 살 수 없다.”
가족, 종교, 지역 공동체 등의 전통 공동체가 해체되고 1인가구가 증가하는 현재, 사람들은 어느 때보다 공동체가 필요하다.
공동체는 인류와 뗄 수 없는 존재이며 사회와 함께 변화해왔다. 혈연, 지역, 종교 등의 전통적인 공동체들은 튀니에스의 공동사회, 즉 혈통, 장소, 정신적 차원 등을 속성으로 하는 총체적인 공동체이다.
이러한 공동체들은 공동체의 핵심요소인 공간, 상호작용, 연대가 중첩되어 나타난다.
반면 최근에 발생한 공동체들은 이러한 요소들이 상이한 조합을 이루고 있다. 특히 현대사회에서 공간의 역할이 적어졌으며 온라인 공동체들이 증가했다.
하지만 코로나 19 이후 온라인 공동체의 한계를 느끼게 되었으며, 공간 역시 공동체의 핵심 요소임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현대 사회의 새로운 사회 환경 속에서는 공동체적 가치를 실현하는 유연한 공동체들이 발생하고 있으며, 도시에서는 지역이 아닌 공유된 가치로서의 사회적 자본을 통해 공동체를 이루곤 한다.
최근 민트초코, 애플 / 삼성 등 자신이 소비하는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증가하면서 같은 브랜드를 소비하는 사람들이 브랜드를 공유된 가치로 인식하고 연대를 형성하는 현상이 보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퍼트남(Robert Putnam)이 말한 사회적 자본의 두 가지 유형이 잘 드러난다.
같은 브랜드를 소비하는 사람끼리 결속을 형성하며, 그 브랜드를 소비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자신이 갖게된 밈(Meme)을 전달하려는 특징으로 외부 집단과의 연결망을 더 많이 확장하면서 연대를 발생시키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공동체의 특징인 상호작용, 연대가 나타난 이러한 현상에 구체적인 공간을 설계하여 소비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는 공간을 계획하고자 했다.
소비와 소비 공간은 가장 오래된 기록인 기원 후 110년을 전후한 로마제국의 트라얀 시장 이후 18세기 중엽 산업혁명 이전까지 변화가 굉장히 더뎠다. 하
지만 산업혁명 이후 변화가 급격히 일어나고 있으며 각 시기에 사람들의 감성과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변화하고 있다.
산업혁명 이전 생산 중심의 사회에서 소비 중심의 사회로 변화하면서 현대인들은 생산과정에서 소외되고 소비를 통해 정체성을 표상하게 되었다.
최근 소비 공간은 잠재적인 소비자를 포괄하기 위해 외부로 열려있으며 영역성이 있는 열린 공간으로 독특한 영역성을 형성하고 있다.
점차 민주적인 공간이 되어가고 있으며 외부의 공공장소가 사라지고 이러한 소비 공간에서 공공장소가 발견되고 있다.
이런 공간들을 통해 공동체를 회복할 수 있으며 브랜드에게는 튼튼한 소비층을, 소비자에게는 제품과 공동체성을 얻을 수 있다.
소비공동체를 실현시킬 공간으로 브랜드 박스를 계획하였다.
브랜드 박스는 특정 브랜드가 기간을 두고 입점하여 운영하고 후에 또다른 브랜드가 입점할 수 있는 플랫폼 형식의 공간으로
각 기간에 브랜드가 입점할 때마다 그 브랜드를 소비하는 사람들이 박스 안에서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계획하였다.
온라인에서 활발했던 ‘민트초코’ 와 같은 현상이 구체적인 공간에서 더 강한 결속과 연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계획하였다.
브랜드 박스의 거실에서는 같은 브랜드를 소비하는 사람들이 결속할 수 있으며 거실 외 판매공간과의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또한 브랜드 박스의 거실이 대로변으로 열려있어 주변 도시의 맥락과 소통하며 더 넓은 관계와의 연대를 시도한다.
건물 입면에서 각 브랜드 박스를 연결하는 동선을 시각화하여 소비자간의 결속을 외부와의 연대로 확대하며 거실에 공공성을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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