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강주현


미셸 푸코는 헤테로토피아(heterotopia)를 모든 장소들과 절대적으로 다른 ‘반(反) 공간(contre-espaces)이자 이의제기의 장소라고 말한다.

유토피아는 ‘없다’라는 의미의 ‘ou’와 ‘장소’라는 의미를 가진 ‘topos’의 결합체로, 현실에는 결코 존재하지 않는 장소를 일컫는다.

반면 헤테로토피아의 ‘hetero’는 ‘서로 다른’이라는 의미를 가져, 현실에는 존재하지만 비일상적인 공간을 뜻한다.

따라서 헤테로토피아는 유토피아와 달리 지도 위에 표시할 수 있으며, 일상 속 본래 목적과는 다른, 상상의 역할을 수행하는 공간들을 의미한다.



서울의 한강공원은 본래 매우 일상적인 공간이었다.

서울 시민들은 그곳에서 빨래도 하고 물놀이도 하는 등, 한강은 시민들 일상의 한 부분을 차지하였었다.

이후 도시가 팽창하며 경제발전을 위해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가 지어지고, 폭발적인 인구증가를 수용하기 위해 한강을 따라 아파트 단지가 형성되면서,

한강공원과 시민들 사이는 가로막혔고 한강은 비일상적인 공간이 되었다.

일상과 비일상 사이에는 그들을 가로막는 레이어가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모순적이게도 사람들이 일상에서 비일상으로 가기 위해서는 레이어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레이어를 통과하는 과정을 통해 비로소 일상을 잊고 비일상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게 된다.



성수는 일상은 본래 수제화, 수제막걸리 등을 제조하는 것이었고, 주변엔 그런 공장지대와 연관된 시설들이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곳에 젊은 층들이 많이 찾는 카페나 식당들이 들어서며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게 되었고, 이제는 외부인들이 기존의 본인들 일상을 떠나 비일상을 경험하기 위해 성수로 찾아오고 있다.

Layered Eden은 레이어를 더해 더욱 비일상적인 성수를 경험하게 해준다.

성경 속 에덴동산을 모티브로 지어진 이곳은 초록색 레이어(조경)을 지나쳐야 마주할 수 있다.

온실과 와이너리에서는 포도의 생산 및 재배, 와인 제조, 시음과 판매가 모두 이루어지며 사람들은 이 모든 과정과 함께 한다. 공장임에도 불구하고 이 곳은 사람 중심의, 사람을 위한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