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주아름

언택트 시대 속에서 우리는 타인과 거리를 두고, 타인을 향한 날카로운 시선을 보낸다.
그런데 코로나19라는 팬데믹이 우리를 덮치기 이전부터 세상의 경계 밖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숨은 동네가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개발 소식으로 인해 와해된 지 오래됐긴 하지만 여전히 화려했던 그 시간 속에 멈춰져 있는 미아리 텍사스이다.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와는 전혀 다를 것 같았던 이들이, 주변 사람들과 거리 두고 적대적인 시선을 받는 것 같은 기분에 숨어들고, 차단하는 모습은 팬데믹 시대를 겪고 있는 우리의 모습과 꽤 닮아있었다.

결국 미아리 텍사스를 사이트 삼아 그 동네를 재생하는 프로젝트였지만, 그들을 우리의 일상으로 초대하고 교류하고자 하는 노력은 돌이켜보면 우리가 팬데믹 시대 속에서 일상 회복을 위해 시도해볼 만한 프로젝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