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회(14)

저성장 시대의 도시에서는 모든 것을 깡그리 지워버리는 방식의 개발보다 과거의 흔적이 남아있는 다시 쓰는 이야기, 재생(再生)이 보다 합리적인 해결방안이다. 생산공간으로서 양평동의 자생적 도시재생은 어떠한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지 고민해본다. 건조물의 재생뿐만 아니라 이미 있는 주체들의 삶의 기반에서, 과정을 함께하는 방식으로 도시재생은 불가능한 것인가? 거대 재생계획이 아닌 작은 지역적 전략으로 만들어진 공존계획으로 함께 살아가는 일상 재생은 불가능한 것인가?

기존 마을의 흔적을 지우고 미래도시와 같은 몸뚱이를 가지며, 업무 지역화를 불러일으키는 지식산업센터로의 재개발이 올바른 방향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지식산업센터의 초기 목적인 산업입지의 하나의 유형으로 관련기업의 집적된 공간으로서 이익을 추구하되, 거대한 내부지향적 단일건물이 아닌 마을과 상생하는, 땅을 밟고 사람들과 마주치며 관계를 맺음으로 인간성의 회복을 꾀하는 지식산업센터의 새로운 프로토타입을 제안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