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강영구
더 많은 정보, 더 뛰어난 기술, 더 빠른 발전. 오늘날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매 순간 뒤바뀌고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변화에 열광한다. ‘더 나은(better)’것에 대한 바람은 인간에게 기본적으로 내재된 속성이기도 하다. 그러나 새로움만을 좇으며 과거의 유산들을 외면하고 있다면, 그 가치를 되찾고 인정하는 반성이 필요할 것이다.
거리두기가 당연한 배려가 되어버린 ‘뉴 노멀(new normal)’ 시대. 보편적 항생제를 제외하고 코로나19의 치료제는 개발되지 못하고 있다. 계속 변이가 일어날 수 있기에, 백신 주사를 맞으면서도 완전한 종식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 자연스레 예방 치료에 관한 관심의 증가로 한의학이 재조명받게 되었다.
한의학이 당면한 가장 큰 과제는 신뢰의 회복이다. 불신이 팽배해 있는 현 인식을 개선하지 못한다면 역사 속의 기록으로만 남고 말 것이다. 다양한 한방 관련 업종이 밀집된 서울약령시. 건축적 접근을 통해, 언택트 시대의 통제된 삶을 정화하고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치유의 공간을 제안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