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김민영

어린이집에서 야외 공간은 보육교사의 통제하에 정해진 시간에서, 정해진 방식으로만 누릴 수 있는 공간이다.

이런 야외 공간이 아동들이 원하는 공간일까? 조금 더 자유롭고 자연스럽게 야외 공간을 누릴 수는 없는 것일까? 이런 의문점들이 어린이집의 실내 공간과 야외 공간의 경계를 흐리는 것의 시초가 되었다.



실내와 야외 공간의 경계를 흐리기 위해서 세 가지 장치를 사용하였다: 툇마루, H자형 미닫이 벽, 그리고 porch 쉼터이다.

툇마루와 H자형 미닫이 벽은 원래라면 굳은 벽으로 나뉘었을 공간을 유연하게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

실내에서 야외로, 야외에서 실내로 오고 가는 과정에 특별한 절차가 없도록,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도록 해주기 위해 가져온 장치이다. Porch 쉼터는 두 개의 동으로 구성된 어린이집을 연결해주어 전체적으로 순환되는 구조가 되도록 해주는 공간이다.



이렇게 유연하게 풀어진 경계를 통해 아동들은 야외 공간을 본인들이 원하는 시간에, 자유로운 방식으로 즐길 수 있게 된다.

무아지경으로 야외 중정 한가운데에서 놀고 있는 친구가 있을 수도 있고, 툇마루에 걸터앉아 중정에서 노는 친구를 구경하는 친구가 있을 수도 있고, porch 공간의 그늘 아래에서 놀이교구를 가지고 노는 친구가 있을 수도 있다.

실내 교실, 야외 놀이터와 같이 엄격히 구분되어 있지 않은 애매모호한 공간들을 아동들이 그들만의 독특하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스케치로 묘사해 보았다.



마지막으로 아동들이 각 나이 별로 구분이 되어서 생활하기 보다는 서로 연결이 되어있어 접점이 생기도록 하였다.

1층의 3세와 4-5세 반은 아동 화장실과 유희실을 가운데에 두고 공유를 하는 구조이다. 2층의 2세와 0-1세 반 또한 화장실을 가운데에 두고 공유를 하는 구조이다. 이런 구조를 이용해 공유하는 시설을 이용하면서 다른 학급의 아동과의 접점이 자연스럽게 생기도록 유도하였다.

또한 각 보육실은 문이 없이 H자형 미닫이 벽으로만 실내 복도와 구분을 두고 있기 때문에 (두번째 A1 판넬 오른쪽 맨 위 설명 참고) 실내 복도에서 바로 가고자 하는 보육실에 도착하는 동선 말고도 다른 반 보육실을 거치고 공유하는 공간을 거쳐 가고자 하는 보육실에 도착할 수도 있다.

공간들의 경계가 흐려졌기 때문에 이렇게 자칫하면 무례하고 뜬금없을 수도 있는 동선이 가능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