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김수진
대학생들과 기존의 정착 주거민들이라는 큰 두가지의 생활권과 함께 다양한 모습들이 공존하는 흑석동이지만, 정작 이곳은 그들을 이어주고 엮어줄 연결점이 부족하다. 하나의 공동체로서의 아이덴티티가 부족한 흑석동의 큰 두가지의 성격을 갖는 흑석로와 서달로가 만나는 끝에 흑석동 빗물펌프장이 위치해 있다. 이는 현재는 방치되어 있는데, 이를 다시 재생시켜 흑석동 내의 하나의 거점으로 활용하고자 하였다.
구릉지의 지형을 가진 흑석동의 빗물은 서달산을 비롯한 높은 지대에서부터 흘러와 현재 흑석동 빗물펌프장 위치에 고이게 되고, 펌프장은 범람하던 빗물을 한강으로 흘러나가게 해주는 역할을 하였다.
이러한 과거의 빗물펌프장이 갖던 흐름과 성질을 사람의 흐름으로 치환시켜보고자 하였다.
흑석동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바탕으로, 그들을 엮어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존의 펌프장이 갖고 있던 구조와 흐름에 녹여 자연스럽게 그들을 이어줄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을 제안하고자 하였다. 동시에, 그들의 참여로 만들어지는 이 공간이 쇠퇴해가는 흑석시장과 상생하여 단순히 고이지만은 않는, 하나의 stream을 만들어내고자 하였다.